쏭크란 축제 1
물공격을 받으면서 드디어 람부뜨리 동대문 우리의 아지트에 도착했다.
동대문은 한국에서 쏭크란을 즐기기위해 간 여행자들이 집합해 있는 곳으로 식당겸 여행사를 같이하는 곳이였다.
노랑색 단체 복을 맞춰입고서 물도 보충하고 잠시 쉬기도 하고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을 공격도 하는 곳이였다.
물총을 피해 이리저리 쫓겨다니던 신세에서 한숨 돌리고 물총에 있는 물 간단하게 보충하고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물도 보충하고 한숨 돌리고 우린 다시 아지트를 빠져나가서 더 사람 많은 곳으로 갔다.
람부뜨리는 사람들로 가득하고서 그곳을 빠져나가는 것 조차 시간이 많이 걸렸다.
카오산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것도 처음이지만
태국 현지인들이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이다.
여기 카오산 근처는 오늘만은 외국인의 거리가 아닌것 같다.
지나다니다 보면 그들도 우리처럼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손에 석회가루를 들고
얼굴에 발라준다. 처음엔 바르려고 하면 도망다니고 고개를 휙 돌렸는데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누군가가 내 얼굴에 빤히 쳐다보면서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발랐다.
근데 그 느낌이 장난친다거나 재미로 그렇다고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고 따뜻했다고나 할까.. 암튼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얼굴에 석회가루가 묻은 후부터는 다른 사람들도 내가 편해졌는지
기냥 휙휙 바르고 지나치곤했다. 처음 발랐을때는 느낌이 참 좋았었는데...
우리팀의 막내는 석회가루를 발라주는 사람이 많은지~~ 쏭크란의 석회의 여왕을 뽑으라면
그녀가 되지 않을까~~ 그녀가 거리를 지날 때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막내에게 석회가루를 바르고
심지어는 얼굴 전체에 비벼마르기 까지 했다. 그때마다 찌푸리지도 않고 웃는 모습이 이뻐보였다.
석회를 발라주는 사람도 누구에게 발라야지 되는지 감이 오나보다.
난 수건을 들고 석회를 지우면서 다녔는데 근냥 바르고 다닐껄 얼굴이 까맣게 탄것을 보면
석회가루라도 발랐으면 덜 타지 않았을까?
동대문을 앞 거리를 거의 빠져나올 무렵 정형제의 셋째 진수가 그냥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가 축제를 즐긴지 한시간이나 되었을까?
감기가 걸린것 같고 이런 물축제를 즐기기 힘들다고~~
그렇게 말하고 우리 무리에서 빠져나갔다. 이런 축제를 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진수 좀 의외였다.
나중에 동대문에서 손요 사유리와 사진찍고 편하게 쏭크란을 즐겼다는 소문과 사진들이 돌고 있다.
우리는 람부뜨리로 갔다.
카오산 근처에서 가장 축제다운 곳은 람부뜨리가 아닌가 싶다.
사람들로 꽉 차있었고 춤추고 물뿌리고 맥주파는 곳도 있고 거리 전체가 대낮에 벌이는 나이트 같다고나 할까?
여기가 내가 알던 람부뜨리인가 싶다. 평소에는 쌀국수 가게가 있고 짜이띠 마사지가 있어서 노점 식당과
차가 다니는 도로였는데 대형 나이트로 변해있었다.
태국 노래가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그 노래에 맞춰서 춤추고 뛰고
맥주파는 아가씨들의 현란한 춤~~
처음엔 그곳이 맥주 파는 곳인 줄 몰랐는데 그녀들의 손에 들려있는 Shingha 50밧~~
이것으로 알았다.그리고 공연도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틈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고 호텔 근처에 조금
한가한 곳에 멀찌감치 지켜보았다.
우리팀은 모두 노란색 옷을 입고 있어서 눈에 좀 튀었는데 이렇게 맞춰입고 가서 다행히
서로 서로를 찾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둘째 유석은 사진기와 캠코더를 가지고 축제 현장을 담았기 바빴다.
사람들 한 가운데서 찍고 뛰고 갑짜기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하고!!
우리는 유석이 나름 우리의 축제 현장을 찍어줄 유일한 사람이였기에 그를 찾아다녔다.
없어지면 기다리기도 하고...
캠코더는 방수되는 것이라서 별걱정이 없었고 대신 카메라는 비닐로 꽁꽁 싸고 앞에는 필터를 달아서
조금 무장을 했지만 좀 부실 했다.
나도 이런 장면 좀 찍고 싶었는데~~ 살짝 부러웠다.
하지만 카메라 가져왔으면 신경쓰느라고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축제도 즐기고 사진도 찍는 유석이 좀 아니 많이 부러웠다.
이번에 즐겼으니 다음에 오게된다면 축제 즐기는 것은 잠시 뒤로하고 사진찍는 것을 연습해야겠다.
방수 아쿠아 팩도 준비하고!!
효석오빠와 조자매의 둘째 세영 그리고 막내 윤하는 춤추고 노래하고 마시는 중심의 약간을
벗어나서 여전히 물싸움 중이였다. 난 시선을 벗어나지 않게 싸움을 지켜보았다.
가끔 울편이 지는 것 같다 싶으면 안 보이는 틈에 상대방 뒤에서 물이나 뿌리고~~ 좀 치사했지만...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들~~
그리고 나는 내가 뭐했는지 이곳에서는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사진 조금 찍고 구경하고 했던 것 같은데... 음악소리와 사람들 소리에 취해서 드문드문 기억이 날 뿐이였다.
그렇게 물을 뿌리고 석회 가루를 바르고 그들과 사진도 찍고 음악과 춤도 있고 사람들도 뛰어다니고
그렇게 축제의 순간은 지나가 버린다.
내가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그리고 지나와보면 그때 내가 그렇게 눈물날 만큼 재미있었구나를 회상하게 된다.
생생하게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내가 그 축제에 너무 빠져있어서일까?
아님 그 당시를 온전하게 즐기지 못해서일까?